[아무도 하지 않은 유학이야기] 실패한 유학은 없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한~!
2019.01.15

"아무도 하지 않은 유학 이야기"

와 함께 했던 그리고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의 환경, 유학 적응기 을 공유하여 유학 준비생 여러분과 비슷한 환경의 롤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봤습니다. 유학 준비생 여러분들의 성공적인 유학 생활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예전 친구들을 회상하게 됩니다.
가끔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일도 생기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운 적도 참많네요. 이를 통해 유학준비생에게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는 했지만  실은 제가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시작과 동시에 느껴집니다. 유학 준비생보다 저에게 이런 시간이 필요했음을….

 

오늘 소개 할 친구는 콜로라도 주립대에 재학중이며 현재 휴학 후해군 통역병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 사촌이 있습니다. 차후 따로 소개를 할 시간이 곧있을꺼에요. 성실하고 적극적이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낙천적이며 적극적인 성격, 외향적이고 거침없는 그래서 주변에 늘 친구들이 많은 누가보기에도 부러운 그런 사촌 형이 있습니다. 사촌형이 유학을 결심했고 성공적인 적응을 보면서 일년 후 이 친구 역시 유학을 결심하게 되죠.

첫번째 유학은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재학시(6학년이었나?)캐나다에서1년 정도 유학을 한 경험이 있는 친구였죠.
성격은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말수 적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며 아웃도어 액티비티 보다는 컴퓨터게임을 좋아하는 그런 친구죠. 첫 상담을 제가 했던 친구라 좀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어요. 

​많은 유학 상담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이 있죠. 모든 상황이 유학을 가면 바뀐다고 믿는, 유학이 만병통치약인 마냥, 얼마 되지 않는 데이터를 드리밀며 증거라고 제시하며 유학의 긍정적인 부분 만을 강조하고 설득하죠. 

이런저런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아주)가끔은 예를 들어 설명하지만 결국 우리를 믿으시면 다 잘될꺼라는….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얼굴을 들을 수 없을만큼 부끄러웠던 시절이지만 저 역시 이런 증상이 있었던것 같네요. 지금 생각해보면요. 

이 친구의 영어 실력은 상위권이었어요. 드러나는 시험 점수도 그랬지만 말하기 수준 역시 탁월했어요.초등학교때 캐나다에서1년간 유학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죠. 그러다 보니 입학 자체에 문제가 전혀 없었죠. 영어실력이 우수했기에 적응도 잘 할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했구요. 

​사촌형과 같은 학교에서 최종 입학허가가 나온 후 이 친구의 여정이 시작됐죠.
단단히 마음 먹고 시작했던 유학이었어요. 내성적이긴 했지만 분명 스스로 의지가 보였어요. 바꾸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있었고 새로운 환경에서라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도 있어보였구요.

하지만 실제 상황은 녹녹치 않았어요. 배정된 호스트 가정은 매우 액티비티한 가정이었어요. 그런 아웃도어 액티비티에 경험이 많지 않았던 이 친구는 처음 의지와는 다르게 조금씩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첫 얼마동안은 본인의 의지를 다잡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초기 많은 노력을 하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찾는 듯보였죠. 하지만 생각만큼 모든게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이 친구와 호스트 가정 모두 서로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던것 같아요.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이 가정에서 이번학기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호스트를 할 수 없다고 최종 연락이 왔었구요.

첫 적응 치고는 솔직히 나쁘지 않았어요. 서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문제가 있어 호스트를 그만둔건 아니니까요. 으래서 이 친구 역시 다시 미국 학교로 돌아오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죠.

실은 이 시기에 한가지 새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제가 미국으로 가게 된거죠.
지금까지 협력 해왔던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은 종결되고 제가 직접 아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 되었죠. (미국으로 오게된 이유는 따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이 친구가 재학중인 학교는 홈스테이 배정에 전혀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학교는 학습관련만 책임지고 그 외의 일은 에이전트 몫으로 정확히 구분되어 있죠.

미국에 오자마자 이 친구를 위한 새로운 가정을 찾아야 했어요. 처음 오게된 이곳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호스트 가정을 찾는다는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어요. 이 시기에 방문한 교회만 아마 수십군데가 넘을꺼에요.
나중에 알게되 얘긴데 제가 방문했던 교회들이 대부분 특정 길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이 곳이 단일 길 중 가장 많은 교회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지역이라고 하네요.^^

개강은 다가오는데 호스트 가정을 찾지 못했어요. 심지어 임시 가정도 어려웠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일단 제가 잠시 데리고 있기로 했어요. 임시 호스트 가정이 된거죠. 그렇게 이 친구와 함게 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이 시기가 서로를  좀더 알게된 시기였던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했겠죠. 제잔소리를 무지 들어야 했으니까요^^;

나름 조언이라고 하는것들이 학생들 입장에서 잔소리로 비춰질수 있음을 잘 알고있다고 자부했는데, 함께 살다보니 인내하고 기다려야 할 부분에도 참지못하고 잔소리가 이어지더군요. 왜조금 더 참고 기다려주지 못했는지...왜 좀더 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는지...
많은 후회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확한 날짜가 기억나진 않지만 한 두어달 동안 저와 함께 했던것 같아요. 너무 다행스럽게도 호스트를 희망하는 가정이 나왔죠. 같은학교 재학중인 형제가 있는 가정이었어요.
저와의 생활이 불편하기도 때론 편하기도(한국음식 먹을때^^) 때론 답답하기도 했을 이 친구에게 좋은 소식이었죠. 그리고 저도 이 친구도 그리고 부모님도 기대했습니다. 새 환경에서의 생활에 대해…

국제학생을 처음 호스트 하는 이 가정 역시 새 경험에 대한 기대가 있었죠.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며 함께 하게 될 시간을요.
남은 학년을 이 가정과 함께 마무리 하긴 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관계가 유지 되지 않았어요. 학교 성적 또한 조금씩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적응이 어려웠던 시기였죠. 여러차례 호스트와 이 친구를 만나면서 중재하였지만 좋아졌다 나빠졌다가 반복되며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게 되었죠.

홈스테이는 정말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유학 중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호스트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것이 실패라고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친구의 경우 두 호스트 가정에서의 생활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유학 생활이 실패했다고 정의내릴 수도 없죠.

학년을 마친 이 친구는 최종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저 역시 같은 의견을 부모님들께 전달했었죠. 호스트의 문제든, 학교 문제든, 혹은 개인적인 문제든 간에 유학 기간동안 즐겁거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며 만족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유학을 지속한다는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었죠.

이 부분에 대해 한국 부모님과 여러차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매우 현명한 분들이셨고 냉정하게 현재의 상황을 있는 받아들이시고 결정하셨죠. 지금은 부모님 곁에서 지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하셔서 이번 학년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많이 안타까웠죠. 늘 후회의 연속이지만 누군가의 교육에 조금이라도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더 책임감을 가졌어야 했는데...그래서인지 '만약 그랬다면, 만약 이랬다면' 이라는 생각에 자책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몇년의 시간이 흘러 얼마전 SNS를 통해 이 친구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모습을요.
이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간 직후 저 역시 쉽게 연락을취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지내는지,혹은 어떤 도움을 줄수 있을지 등의 생각보단 바쁘다는 일상을 핑계로 솔직히 잊고 있었죠.

다시 소식을 접하게 된 후 SNS를 통해 몇차례 소통을 하였고 최근에 어머님과 연락을 하게 되었어요. 유학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간 후 부터 미국 대학 진학에서 현재 군생활까지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되었어요.

이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습니다. 실패한 유학으로 치부하지 않고 극복했기 때문이죠. 한국으로 돌아간 후 철저한 계획을 세워 미국 대학 진학의 목표를 설정했다고 해요. 미국에 있는 동안 내신 관리를 잘 하지 못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시험점수 관리를 하였고 정말 열심히 준비한 끝에 콜로라도 주립대에 입학을 하게 된거죠. 그것도 한국에서 미국 대학에 바로~! 일년간의 공백을 딛고 말이죠.

다시 미국으로 오게된 이 친구는 스스로 모든 관리를 훌륭하게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대 역시 통역병으로 배치를 받아 또 다른 세상에서의 공부를 하고 있는중이죠.

유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있는데요 바로 “동기부여”  입니다.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의 경우 그 중요함이 훨씬 더 큰데요, 그 이유는 동기부여가 없는 유학생활은 그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하고, 새로운 환경(홈스테이, 학교)에 적응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고 이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을 하던 학생들이 그 밖으로 벗어났을때 만약 명확한 목적과 동기가 없다면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적응에 실패하게 되는 결과 될 수 밖에 없죠.

이 친구는 누군가가 보기엔 실패한 유학생활 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를 극복하여 오히려 더 큰 동기부여가 된것으로 판단됩니다. 동기가 생기면 그 다음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몇가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첫째, 유학 준비 단계에서 이러한 환경 및 상황에 대해 정확한 안내가 되었는지.
둘째, 유학 중간에 돌아간 친구를 유학 실패로 규정하진 않았는지
셋째, 직접 생활을 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배정 절차를 따랐는지
마지막으로 이 친구 적응을 위해 그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했는지…

결론적으로 이 친구의 현재 결과는 이 친구 스스로 해낸것입니다. 스스로 동기를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력했으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했던거죠. 지난 과거는 실패로 치부하지 않고 극복한거구요.

제 스스로를 돌아보면 반성할 일이 많았네요. 그래서인지 이 친구가 더욱 더 자랑스럽습니다.
메신져를 통해 주고 받았던 잠시의 대화였지만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느꼈죠.
군생활이 쉽지 않다는 말에 "그래도 유학생활보단 쉬울텐데..." 했더니 "아뇨 그때가 좋았어요" 하더라구요.

이말이 군생활이 힘들다는 뜻이 아니고 유학생활이 좋았다는 뜻으로 들리는건 제 문제일까요?^^

 

'아...나랑 성격이 비슷해' 혹은 '나도 이런 경험이 있어' 하는 부분이 있나요?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부족했던 그래서 호스트 가정과 잘 융화되지 못했던 그렇치만 포기하지 않고 과거를 거울 삼아 슬기롭게 대처한 아주 용기있는 친구입니다.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 누군가와 비슷하다면 롤모델로 삼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친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