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하지 않은 유학 이야기] 동기부여가 되는 환경을 찾아라~!
2019.01.29

오늘은 단기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친구에 대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아주 흥미로운 친구라서요.

 

저희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한 달간 단기 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름에 대한 이해이고 두 번째 목표는 영어공부에 대한 동기부여입니다.

 

4주간 진행되는 단기 캠프는 지금까지 겨울에만 진행했습니다. 이유는 미국 학교가 겨울 기간 방학이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모든 캠프 참가자들은 자기 학년 정규반에 배정되어 미국 학생과 동일한 수업을 청강합니다. 그리고 호스트 가정에서 생활하게 되고요.


 

다름에 대한 이해는 직접 느끼기 어렵습니다. 특히 단기간에 아직 어린 학생들이 다른 문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환경적응이 이루어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너무 신기하게도 본인이 모르는 사이 몸이 습득하게 되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환경 조성이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적응하면서 다름에 대해 몸소 깨치게 되죠.

이렇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습득하는 환경적, 문화적 적응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비록 4주 정도의 경험이지만요.

서론이 길어졌네요.

 

오늘 소개할 친구는 이제 중1 종업식을 갓 마친 어린 친구예요.

단기연수에 참가하겠다는 지원서를 받고 여러 차례 컨택했지만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워낙에 낯가림도 심하고 그래서 문자 대화도 전화 통화도 어려웠고 이루어지더라도 단답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직접 만나보지도 못하고 통화도 다른 참가자에 비해 덜하였고 해서 조금 걱정은 되었어요. 더구나 이렇게 낯가림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호스트 가정에 혼자 배정받고 싶다고 했으니 잘 적응할지에 대한 걱정을 했었죠.

 

프로그램이 시작하고 나서도 이 친구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수업 시간에도, 액티비티 시간에도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이 계속되었죠.

수업 및 튜터를 담당하신 선생님들조차 소통이 쉽지 않은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셨죠.

 


 

동갑내기 남자 형제가 있는 호스트 가정에 배정되었어요. 무난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조용하다는 말 역시 듣게 되었었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그러면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긴 했지만 단기 프로그램에서 열흘이 지나도록 지속적으로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 조금 우려가 되었죠.

 

열흘이 지났을 때 개별 상담을 하게 되었어요. 열흘 남짓 지내는 동안 이 친구의 느낀 점을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참 많이 놀랐어요. 아직 단답형이긴 하지만 정확하게 답변하고 질문도 많이 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많이 달랐어요. 마지막에 영어를 더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더라고요.

 

서두에서 말씀드린 대로 단기 프로그램의 목표는 영어공부에 대한 동기부여이거든요. 그래서 어렵지만 풀타임 정규 수업을 청강하게 하고 캠프 학생보다 두 배 되는 미국 학생들을 함께 참여시켜 함께 활동하게 하는 거죠. 잘하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데 영어가 부족함을 깨닫고 영어를 잘 하고 싶다는 동기가 스스로 생기게끔 말이죠. 어떤 부분인 든 동기가 생기는 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런저런 이 친구의 궁금증에 대해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정말 벅차오르는 감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이 친구에게 더욱 놀라웠던 건 그 다음날이었어요.

호스트 어머님께서 문자를 한통 보내셨더라고요.

“We had a really special night with SJ last night. Joey went to bed sick at 830. SJ is usually hanging out in his room at that time. SJ came out of his room at 830, sat on the sofa with us and talked for 90 minutes! We couldn't believe it! He's finally relaxing. We learned a lot about him. We are his 4th homestay. He has been to Quebec, Saipan, and the Phillipines for brief English immersion opportunities.

It is going well with SJ in the house. He's a great kid!

Thanks again, Jamie.”

간단히 번역하면.

 

"SJ와 아주 특별한 밤을 보냈어요. 조이가 몸이 안 좋아 8시 반쯤 방으로 들어갔죠. SJ는 이 시간에 보통 방에서 혼자 있곤 했었고요. 8시 반쯤 SJ가 방 밖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리곤 저희가 있는 소파에 앉아 90여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어요. 믿을 수 없는 일이었죠! SJ가 마침내 이곳이 편해지고 있나 봐요. 이 대화를 통해 SJ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4번째 호스트란 것도, 퀘벡, 사이판 그리고 필리핀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경험한 것도요. SJ인 정말 잘 지내고 있고 아주 멋진 아이에요! 고맙습니다. 제이미~!"
 

 

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요~~!!

이곳에 지낸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영어를 조금 더 잘 하고 싶은 작은 의지가 이런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다니…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이 친구의 변화될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벅차고 기대되네요.